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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언론보도

  • [중도마당] 범죄피해자의 눈물 - 손종현 대전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2009-05-19]
  • 등록일  :  2011.06.23 조회수  :  3,489 첨부파일  : 
  • 범죄피해자의 눈물

    [중도마당]손종현 대전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장


    2009-05-19












    [대전=중도일보] 고등학교 동창인 서울 친구가 찾아왔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던 중 요사이도 네가 평소 좋아하는 봉사활동 많이 하느냐고 묻기에 범죄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을 맡아하고 있다고 하였더니 얼마 후 너에게 꼭 필요할 것 같아 보내니 필독하기 바란다는 메모와 함께 일본작가 오쿠노 슈지 가 지은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 라는 책 한권을 보내왔다.

    내용은 범죄피해자의고통을 다룬 것이었다.
    작가는 작품에서 30여 년 전에 있었던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피해자 가족들을 직접만나 인터뷰 하면서 30년이 지난 지금 가해자는 소년범으로 일정기간 복역 후 출소하여 지역의 명망 있는 변호사가 되어 활동하고 있으나 범죄사건으로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을 적나라하게 그려냄으로써 범죄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과 제도적인 문제점을 파헤치는 내용 이었다.

    소설을 읽고나서 생각해보았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고 여러 가지 교정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로부터 그들의 인권을 보호 받고 있으나 우리 지원센터를 찾아오는 범죄피해자들을 인터뷰 해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고통과 불안에 떨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범죄피해를 당하고 나면 그 후로는 낯선 남자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도, 집에 택배가 와도, 안심하고 문도 못 열어 주고, 잠을 자다가도 쫓기고 얻어맞는 꿈을 꾸고, 신체적상해로 직장도 못나가 경제적 고통도, 법을 몰라서 가해자에 대한 법적대응도, 어찌 할줄 모르는 등 실로 형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당하는데 설상가상으로 매스컴에서는 억울하게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의 사진이나 일기장 까지 공개하는 등의 보도로 남은 가족을 두 번 울리는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한 해 동안 발생한 강력 범죄만 27만 여건에 달하고. 더구나 2005년 살인, 폭력, 강간, 등 강력범죄 피해자도 2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에서는 범죄피해자를 자신과 먼 이야기로 도외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묻지마 범죄가 성행하는 요즘 누구도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범죄피해자 인권에 대해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피해자의 괴로움을 알아야 하고,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 돼야 한다.

    늦게나마 정부에서도 피해자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2005년에 범죄피해자 보호법을 제정하였고 민간기구인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발족하여 그들의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지역도 범죄피해자의 적극적인 보호를 위해 2006년 대전지방검찰청 내에 대전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개소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센터는 대전지방검찰청 대전광역시 충청남도와의 긴밀한 협조 하에 의료, 경제적지원, 상담 및 사법보좌, 법률지원, 그리고 형사조정 등 다양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은 그들에게 만족한 수준에는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범죄피해자를 지원해야 하는가? 많은 피해자들은 아무런 잘못도 죄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하고 피해를 받았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몸과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실정이며 사건 이전 상태로 회복되기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피해자의 현실을 이해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지원자가 없다면 피해자는 가해자를 원망할 뿐만 아니라 피해를 당한 자신과 가족을 지원하지 않는 국가와 사회는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나 유족은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 되어가고 가정도 붕괴되어 가며 경제생활도 할 수 없게 되거나 주위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낯선 곳으로 이사를 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생긴다.

    이렇듯 사회로부터 소외되어가는 피해자나 유족을 위해 지원의 손을 내미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며 사회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범죄피해자들과 가까이에 있는 우리들의 책무라고 생각한다.